瘦馬行(수마항) 杜甫(두보)

 

東郊瘦馬使我傷(동교수마사아상) 骨骼硉兀如堵牆(골격률올여도장) 絆之欲動轉欹側(반지욕동전의측) 此豈有意仍騰驤(차개유의잉등양) 細看六印帶官字(세간륙인대관자) 衆道三軍遺路旁(중도삼군유노방) 皮乾剝落雜泥滓(피건박낙잡니재) 毛暗蕭條連雪霜(모암소조련설상) 去歲奔波逐餘寇(거세분파축여구) 驊騮不慣不得將(화류부관부득장) 士卒多騎內廐馬(사졸다기내구마) 惆悵恐是病乘黃(추창공시병승황) 當時歷塊誤一蹶(당시력괴오일궐) 委棄非汝能周防(위기비여능주방) 見人慘澹若哀訴(견인참담야애소) 失主錯莫無晶光(실주착막무정광) 天寒遠放雁爲伴(천한원방안위반) 日暮不收烏啄瘡(일모부수오탁창) 誰家且養願終惠(수가차양원종혜) 更試明年春草長(갱시명년춘초장)

 

【解】

長安(장안) 동쪽 교외에서 본 여윈 말 내 마음을 아프게 하네

골격은 뼈만 앙상 마치 담과 같이 말라있네

끈으로 묶으면 움직이고자 몸부림치는데

아직도 옛날 같이 씩씩하게 달리고자 하는 생각이 있어서일까

자세히 보니 여섯 곳에 官(관)자가 찍혀 있는데

사람들이 말하기를 官車(관차)가 길가에 버리고 간 거란다

가죽은 마르고 벗겨지고 진흙과 때가 끼어 있고

털은 먼지가 가득하고 군대군대 희어져 있네

작년에 관군은 적의 약점을 쫓아 광분했는데

그때 천리를 달리는 駿馬(준마)는 탈 줄을 몰라

병사들은 온순한 궁중 마구간의 말을 탔다네

이 말도 거기 말인데 병에라도 걸렸을까

당시 막 뛰어 가려다가 발이라도 가물친 것일까.

그래서 버려 졌다면 그것은 네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운명이네

사람을 보고 참담한 슬픔을 호소하는 것 같고

주인을 잃고 쓸쓸해서 눈빛도 사라져 버렸으며

차가운 하늘아래 멀리 벼려져서 오직 기러기와 벗하니

해는 저도 돌아갈 마구간이 없어 까마귀가 와서 상처를 쪼아대네

어느 집에서라도 날 좀 길러주고 끝가지 돌봐주기 바라네

내년 봄 새 풀이 자라면 다시 한번 내 힘을 시험해 볼 턴데

【註】

瘦馬行(수마항)... 길가에 버려진 말을 보고 지음.

骨骼(골격)........ 뼈대.

硉兀(율올)....... 암석이 울퉁불퉁 솟아 있는 모양. 여기서는 말라서 앙상한 말의 뼈 대를 말 함.

絆(반)........... 줄로 매다.

欹側(의측)...... 비스듬히 몸을 기울리다.

騰驤(등양)....... 춤을 추듯 약동하는 것.

六印(육인)....... 唐朝(당조) 마구간의 말에는 모두 관인을 좌우 볼, 허벅지, 어깨 등 여섯 곳에 찍었다.

三軍(삼군)....... 上軍(상군), 中軍(중군), 下軍(하군). 천자의 군대.

毛暗(모암)....... 털에 먼지가 끼어 있고 더럽다.

連雪霜(연설상)... 病馬(병마)의 털끝이 희게 된 것.

奔波(분파)....... 狂奔(광분)하는 것.

餘寇(여구)...... 오랑캐의 잔당.

內廐馬(내구마)... 천자의 마구간. 훈련된 말이 많다.

乘黃(승황)........ 사두의 황마(黃馬). 千里馬(천리마)

歷塊(역괴)....... 흙덩이를 밝고 넘어가다. 즉 민첩하게 달리는 것.

一蹶(일궐)...... 한번 삐걱 넘어지다.

委棄(위기)....... 버리다.

周防(주방)....... 정신을 잘 차리고 방비하는 것.

晶光(정광)....... 맑고 투명한 말의 眼光(안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