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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행 화

청남

 

 

 

행 화

 

옛날 옛날에 강원도 태백산 기슭에 아름다운 복숭아 꽃이 온 산과 들에 활짝 피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 마을, 양지골에 박진사라고 하는 마음씨 착하고 인격이 높은 선비가 한 분 살고 있었습니다.

재주가 남보다 뛰어난데다가, 어릴때부터 공부를 많이 하였기 때문에 아는 것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박진사는 더 많은 것을 배우기위해 우리보다 문명이 훨씬 많이 발달 된 당나라에 가서 더 많은 공부를 하려고 결심했습니다.

박진사가 당나라로 공부를 하러 간다는 소문은 온 동네에 곧 퍼졌습니다.

그 소문을 들은 음짓골 엄진사는 박진사에게 천냥의 돈을 갖고 와서, 당나라에 가거든 당나라에서 가장 좋고 귀한 그림을 한 점 사다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엄진사는 박진사의 오랜 친구이며 무척 돈이 많은 큰 부자였습니다.

마음씨 착한 박진사는 엄진사의 청을 거절 할 수가 없어서 돈을 받아 가지고 길을 떠났습니다.

당나라에 도착한 박진사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많은 새로운 학문을 더욱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머리가 좋고 부지런한 박진사는 당나라 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잘 했습니다.

3년쯤 공부를 했을 때였습니다.

엄진사의 부탁이 생각나서, 함께 공부하는 당나라 학생들에게 당나라에서 누가 그림을 가장 잘 그리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당나라 학생들은 모두, 봉용산에 계시는 나이 많으신 스님께서 그림을 가장 잘 그리는데, 그 스님은 그림을 함부로 잘 그려 주시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림 값이 비싸기로도 유명하다고 말하였습니다.

박진사는 서당이 노는 어느 날 봉용산을 찾아 갔습니다.

그리고 노 스님에게 그림을 한 점 그려 달라고 간곡히 부탁을 드렸습니다.

스님은,

고려국같은 작은 나라 사람이, 비싼 내 그림을 사려고 하지말고 시장가에 나가서 싸구려 그림이나 사가시지.”

하시며 대답도 잘하려 하시지 않았습니다.

우리 나라를 소국이라고 무시하는 스님의 태도에 박진사는 매우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스님, 그런 말씀 마십시오. 돈이라면 제게도 있습니다. 다른 말씀 마시고 그림이나 한 점 잘 그려주십시오.”

라고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은 스님은,

그렇다면 좋소. 그림을 그려드리지! 그런데 내 그림 한 점 값이 천냥인데, 그래도 좋겠소? ”

하고 물었습니다.

박진사는 말끝마다 우리 나라을 소국이라고 무시하는 스님이 얄밉고 오기가 나서,

여기 천냥이 있으니 다른 말씀 마시고 그림이나 잘 그려 주십시오.”

하며 돈 꾸러미를 내려놓았습니다.

스님은 돈을 받고 한참 생각하시더니, 일년 뒤에 그림을 찾으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박진사는 무슨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시기에 일년이나 걸리나, 생각하면서도 천냥짜리 그림이니까 공도 많이 들겠지, 생각하면서 공부방으로 돌아 왔습니다.

공부를 하는 동안에 일년이라는 시간이 또 흘러갔습니다.

박진사는 얼마나 좋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나 빨리 보고 싶어서 막 달려갔습니다.

스님은 박진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일년이 걸려서 그렸다는 천냥짜리 그림을 주셨습니다.

그 그림은 오래된 누런 황지에 먹으로 소반을 하나 그려 놓고 그 위에 빈 찻잔을 한개 그려 놓은 것이 전부였습니다.

박진사는 의아해 했습니다.

이게 무슨 그림이며, 이것을 그리는데 일년이나 걸리고, 값도 천냥씩이나 하는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박진사의 생각을 훤히 꿰뚫어 보시기나 하시듯 스님은,

그림이 마음에 안들고, 돈이 아까우면 그냥 가시오. 이정도에 좋은 그림이면 천냥이 아니라 이천냥이라도 낼만한 사람이 당나라에는 얼마든지 있소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박진사는 오기가 나서,

누가 그림을 안한다고 했습니까? 그 그림 이리 주십시오! ”

하면서 그림을 빼앗듯 받아 가지고 봉용산을 나왔습니다.

그러나 박진사의 마음은 몹시 불편했습니다.

엄진사가 이 그림을 보고 뭐라고 할 것인가, 매우 걱정이였습니다.

그림을 잘 감추어 두고 박진사는 나머지 기간 동안 또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계획한 공부를 모두 마쳤으므로 박진사는 당나라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이별을 하고 그립던 고향을 향하여 길을 떠났습니다.

사랑하는 부인과 친구들 생각이 갑자기 더 나서 고향은 더욱 그립기만 하였습니다.

즐겁기만 해야 할 고향 길이, 그 그림 생각을 하면 마음이 괜히 무겁기만 하였습니다.

오랜 여행 끝에 드디어 그리던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가족들과 친척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박진사의 귀향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습니다.

며칠을 쉬고 박진사는 음짓골 엄진사 집으로 그 그림을 갖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엄진사에게 주었습니다.

엄진사는 그 그림을 보자 말자,

이걸 천냥짜리 그림이라고 가져왔단 말인가? 내돈을 떼 먹으려면 거저 떼먹지, 이따위 그림을 갖고 와서 나를 속이려고 하는가? 나는 자네를 친구로 믿고 부탁을 하였는데, 이게 뭔가? 소위 선비라고 하는 사람이 친구를 배신하고, 친구의 돈을 떼먹는다니 말도 되지 않아. 앞으로는 나를 친구라고 부르지도 말고 만나지도 말게.

이 그림이 그렇게 좋고 값진 것이라면 자네가 갖고 가고, 내 돈 천냥을 당장 내 놓게!”

하면서 무척 화를 내었습니다.

박진사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당하기만 하였습니다.

양심에 한점 부끄럼이 없으나 변명할 길이 없었습니다.

실수로 저질렀든 어쨌든 친구의 돈을 천냥이나 손해를 보인 셈이고, 또한 친구의 심부름을 잘 못해서 친구와의 신의를 저버리게 된 결과가 되었으니, 선비가 꼭 지켜야 할 도리인 삼강오륜(삼강오륜)중 붕우유신을 잊은 결과가 되어 버렸다. 선비가 지켜야 할 기본 도리를 저버리고 어찌 이세상에 살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많은 친구들에게 배신자라고 욕먹고 사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자 라고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온 다음, 꼴도 보기 싫은 그 그림을 마당에 버리고, 사랑방에 들어가서 문을 안으로 닫아걸고, 굶어 죽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박진사네 집에서는 야단이 났습니다.

며칠째 아무것도 드시지 않으시는데, 누가 가서 문을 열어 달라고 하여도 아무런 대댭이 없습니다.

안방 마님은 막 울었습니다.

아들들은 문을 여시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말씀해 달라고 간청하였으나 박진사는 계속 문을 닫아건 체 들은 척도 않으십니다.

4일째 되는 저녁때입니다.

맏며느리가 밥상을 봐 가지고 사랑채로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또 박진사에게 진지 잡수시고 기운 차리시라고 간청하였습니다.

그러나 박진사는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할수 없이 안채로 돌아오려던 며느리는 시아버지께서 밤에 춥지 않도록 군불이라도 따스하게 때드려야 하겠다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지펴 놓고 불쏘시개를 찾아 주위를 살펴보니 마당에 지금까지 못보던 누런 종이가 한 장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주워 보니 무엇인가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지려는 저녁 노을에 비쳐보니 종이 속에 뭔가 희미하게 글자가 적혀 있는 듯 생각되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만원짜리 돈을 불에 비쳐 보면 흰색 무늬가 있는 것과 같은 상태의 무늬가 그 그림 속에 있었습니다.

생각이 깊은 며느리는 그 종이가 보통 종이가 아니라고 생가하고 거기 적혀있는 글자를 더듬더듬 읽어봤습니다.

행화(행화)라고 소리 내어 읽었더니 그 그림 속에서 아름다운 여자가 한 사람 나와서 며느리에게 인사를 하며 , 부르셨습니까? 차를 한잔 드릴까요? 혹은 술을 한잔 드릴까요? ”

하고 말을 합니다.

며느리는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놀라서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 했습니다.

그러나 양반집 맏며느리답게 위엄을 지키며

차를 한잔 가져 오너라.” 하였더니 그 여자는 곧 소반에 차를 한잔 담아 왔습니다.

그 차를 마셔보니 아주 향기가 짙고 맛이 좋은 차였습니다.

한잔 더 드릴까요?”

하고 그 여자는 물었습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가 굶고 계시는데 더 마실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만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그 여인은 다시 그림 속으로 들어 가버렸습니다.

며느리는 몇 번을 실험해 봐도 똑같이 그 여인이 나타났다가 또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래서 며느리는 방에 계시는 박진사에게,

아버님, 여기 보물을 버려두시고 왜 돌아가시려고만 하십니까? 어서 문을 여시고 이 보물을 받으십시오.”

라고 했습니다.

보물이라는 말에 박진사는 문을 열었습니다.

며느리는 박진사에게 그림을 드리면서, 자기가 경험한 그림의 이야기를 소상히 여쭈었습니다.

박진사는 며느리의 말대로, 그림을 펴놓고 행화하고 불러 봤습니다.

그랬더니 과연 아름다운 여자가 한 사람 앞에 나와서 인사를 하며,

, 차를 한잔 올릴까요? 혹은 술을 한잔 올릴까요? ”

라고 하였습니다.

박진사는 매우 놀랐습니다.

그러나 침착하게,

차를 한잔 가져 오너라.”

하였더니

곧 소반에 따근한 차를 한잔 담아 왔습니다.

그 차를 받아서 마셔보니, 향기가 짙고 맛이 좋으며 마음과 몸이 상쾌해 지는 듯 하였습니다.

한잔 더 올릴까요?

하고 하기에

그렇게 해라.”

하였더니 또 한 잔의 차를 가져 왔습니다.

박진사는 연이어 두 잔의 차를 마시니, 오랫동안 굶고 고민하신 피로가 모두 풀리고 기분이 상쾌해 졌습니다.

또 한잔 더 올릴까요?”

하고 행화는 말 하였습니다.

그러나 박진사는,

그만.”

하였더니 그 여인은 다시 그림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박진사도 몇 번씩이나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항상 같았습니다.

박진사는 그림을 감추어 놓고 며느리에게, 생각하는 바가 있어서 그러니 이 일을 아무에게도 말 하지 말라고 당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날부터 밥도 드시고 공부도 하시고 산책도 하셨습니다.

 

밤만 되면, 늘 행화를 불러서 시도 읊고 글도 쓰고 함께 이야기도 하며 줄겁게 지냈습니다.

어느날 밤 내당 마님이 박진사에게 드릴 간식을 갖고 사랑방으로 갔더니, 박진사는 어떤 여자와 함께 시도 읊고 이야기도 하고 놀고 계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을 두드리며,

영감! 문 열어요! 어떤 년을 이 밤중에 데려 왔어요! ”

하면서 문을 막 흔들었습니다.

박진사는 부인을 놀려 주려고 행화에게,

그만

하였습니다.

행화는 즉시 그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안에 들어 온 내당 마님은,

! 이년! 냉큼 나오지 못할까? ”

하면서 온 방안을 찾아 봤습니다.

병풍뒤로, 벽장 속으로, 장농 속으로......

그러나 여자라고는 아무데도 없었습니다.

내당 마님은 정말로 이상했습니다.

마치 도깨비에게 홀린 듯, 얼빠진 사람같이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박진사는 껄껄 웃으면서 부인에게 앉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을 꺼내 보이면서, 모든 이야기를 다 하였습니다.

신기하게 생가하는 부인 앞에서 박진사는,

행화

하고 불렀습니다.

내당 마님 나오셨습니까? ”

하고 공손히 절을 하였습니다.

문밖에서 들은 그 목소리의 여인이 틀림없었습니다.

내당 마님도 무척 신기하고 놀랐으나, 체통을 잃지 않은 조용한 목소리로,

차를 한잔 가져 와라.”

라고 하셨습니다.

물론 그 차도 또한 천하에 비길 바 없는 아주 맛있고 좋은 차였습니다.

그날부터 박진사와 내당마님과 행화는 함께 만나서 재미있는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즐겁게 살았습니다.

삼월 삼짓날 (음력 33)이 가까워 왔습니다.

삼짓날에는 하늘과 땅에, 봄의 기운이 꽉 차는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날이 되면 장을 담그고, 강남갔던 제비들도 이날에 다시 돌아옵니다.

박진사는 이날 친구들을 모두 불러서 큰잔치를 벌려 오래도록 만나지 못하였던 사이의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고 시도 지으며 하루를 즐겁게 놀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에게 편지를 보내, 삼짓날에 꼭 박진사네 정자로 놀러 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생각하는바가 있어서, 음짓마을 엄진사에게만은 편지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삼짓날이 되자, 편지를 받은 많은 친구 선비들이 박진사네 정자로 모여들었습니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정자 위로 올라갔습니다.

손님 중에 어떤 사람들은,

술이 한잔 있을 법도 한데, 왜 아무 소식이 없을 꼬? ”

하였습니다.

박진사는,

때가 되면 술도 나오고 밥도 나오니 기다려 봅시다.”

라고 하였습니다.

정오 가까이 되자 강남갔던 제비들이 돌아와서 정자 처마 밑을 날으며 짹짹 울어댔습니다.

그것을 본 박진사는,

, 여러분! 자리에 앉으셔서 제 말을 들어 주십시요.”

하면서 당나라에서 사온 그림을, 모두가 잘 보이는 곳에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 그림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행화

하고 불렀습니다.

그랬더니 그림속에서 아주 아름다운 여자가 한사람 나와서,

, 부르셨습니꺄? ”

하고 공손히 인사를 합니다.

모든 손님들은 넋을 잃고 바라볼 뿐입니다.

오늘은 손님이 많이 오셨는데 모두에게 술을 한잔씩 따르시오.”

라고 하였습니다.

행화는 손님들에게 술을 한잔씩 따라드렸습니다.

모든 선비들은 신기한 그림속 여자에게 얻어먹는 술이 너무 맛있고 좋아서 무척 흥겨웠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귀하고 값진 그림을 사다주어도 친구를 도적 취급한 엄진사를 욕했습니다.

어떤 선비는 이천냥을 줄터이니 팔라고 조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박진사는,

아닙니다, 여러분. 이 그림은 어디까지나 엄진사의 그림입니다. 엄진사가 이 그림의 참 가치를 모르고 내게 한일이니까 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보시는 이 자리에서, 이 그림을 엄진사에게 돌려 드리려고 합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모든 선비들은 박진사의 너그럽고 착한 마음에 깊이 감탄하였습니다.

 

하인이 곧 엄진사를 모시고 왔습니다.

엄진사는 놀라운 그림의 신통력을 보고 거듭 감탄했습니다.

그리고 전날, 자기가 저지른 무례에 대하여 깊이 사과했습니다.

귀한 보물을 얻은 엄진사는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거기 모인 많은 선비들에게 다가오는 단오(55)에는 행화와 함께 금강산에 가서 잔치를 열고 하루를 즐기자고 말하였습니다.

선비들은 모두 좋다고 찬성하였습니다.

엄진사는 세상에서도 구하기 힘드는 귀한 그림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세월은 흘러서 약속한 단오가 왔습니다.

많은 선비들과 친구들은 금강산 잔치에 참석하기 위하여 모두 왔습니다.

손님들이 모두 모인 다음 엄진사는, 여러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랑꺼리인 그 그림을 펴 놓고 행화.” 하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행화는 아무 대답도 없고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행화! 행화! ” 하여도 전혀 반응이 없습니다.

그날의 잔치는 행화가 없어서 아무런 흥도 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웬일인지 몰라도, 금강산을 다녀온 이후 행화는 두 번 다시 이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수년이 흘렀습니다.

박진사가 다시 당나라에 갈 볼일이 있어서, 당나라에 갔을때, 행화 그림을 그려준 봉용산 스님을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행화가 금강산을 다녀온 이후부터 영영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던 스님은,

 

아차! 내가 잊었구나! 그 그림을 갖고 절대로 금강산에는 가지말라고 당부한다는 것을......”

하시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행화는 당나라에서도 알아주는 이름있는 아름답고도 재주 많은 기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간절한 소망을 고려국에 있는 금강산을 꼭 한번 구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소망을 이루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나쁜 병에 걸려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너무 금강산을 보고싶은 마음이 사무쳐, 죽기전에 한 말이

원생 고려국하여, 일견 금강산이라.

(원컨데 내가 죽거든 고려국에 다시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번 구경하고져.)입니다.

그래서 내가 그린 그 그림속에 고려국에 가서 금강산을 꼭 한번 보고자 하는 행화의 넋을 넣어서 그렀습니다. 그림속에 혼을 불어넣으려니까 그 그림을 다 그리는데 꼭 일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 그림을 가지고 금강산에 가면, 그림속에 있던 행화의 넋이 금강산으로 빠져나가 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라고 하였습니다.

 

박진사는 그 말을 듣고, 금강산 어디엔가 살고 있을 불쌍한 행화의 넋이 극락왕생하기 바라며 먼길을 천천히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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