示從孫濟(시종손제) 杜甫(두보)
平明跨驢出(평명과려출) 未知適誰門(미지적수문) 權門多噂沓(권문다준답)
且復尋諸孫(차복심제손) 諸孫貧無事(제손빈무사) 宅舍如荒村(댁사여황촌)
堂前自生竹(당전자생죽) 堂後自生萱(당후자생훤) 萱草秋已死(훤초추이사)
竹枝霜不蕃(죽지상부번) 淘米少汲水(도미소급수) 汲多井水渾(급다정수혼)
刈葵莫放手(예규막방수) 放手傷葵根(방수상규근) 阿翁懶惰久(아옹나타구)
覺兒行步奔(각아항보분) 所來爲宗族(소내위종족) 亦不爲盤餐(역부위반찬)
小人利口實(소인리구실) 薄俗難具論(박속난구논) 勿受外嫌猜(물수외혐시)
同姓古所敦(동성고소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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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날이 밝자 나귀를 타고 나가 보았지만
누구 집에 가야한다는 지목도 없네
세도 權門(권문)에는 수군거리는 말도 많으니
내친김에 손자들이나 다시 찾아볼까
손자들은 가난하고 일도 없는지
집 부근은 마치 황폐한 마을 같네.
방 앞에는 대나무가 자라나고
방 뒤에는 萱草(훤초)가 나 있는데
훤초(모친)는 가을에 이미 죽어버렸고
대나무 가지(형제들)는 서리맞아 무성하지 않네
쌀을 일이려면 물을 조금만 쓰게
우물 물 많이 푸면 물 흐려지니까
해바라기 빌 때는 손을 조심하게
잘못하면 해바라기 뿌리를 다칠지도 모르니까
이 늙은 할아버지는 짜증을 잘 내므로
날 대접하려 바삐 움직이는 너이들이 마음에 걸리네
내가 온 것은 종친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지
좋은 음식 대접받으려 온 것이 아니라네
소인배들은 쓸 때없이 헐뜯을지도 모르지만
경박한 자들의 말 따위 문제시하지 않네
외부의 의심이나 시기를 받아서는 안되니
동족은 예로부터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네,.
【註】
平明(평명)....... 동이 틀 무렵. 날이 밝다.
權門(권문)...... 權勢(권세) 있는 사람의 집안.
噂沓(준답).......... 여럿이 모여 다함께 욕설을 함
竹(죽)......... 형제들에게 비유.
萱(훤)......... 죽은 어미를 비유.
淘(도)......... 이려서 씻음.
井水渾(정수혼)... 우물물이 두레박질로 흐려진다.
放手(방수)....... 함부로 손을 놀림.
傷葵根(상규근)... 古詩(고시)에 「葵(규)를 벨 때 뿌리를 상하게 하지 말라. 뿌리를 상 하게 하면 다시 싹이 나지 않는다. 교재를 하는데는 가난을 부끄러 워하지 마라. 가난을 부끄러워하면 교재 이루어지지 않는다.」 라고 있다. 이 구절에는 물은 한 근원에서 나오는 것과 같이, 또한 葵(규) 가 한 뿌리에서 자라는 것과 같이, 일족도 한 근원에서 나온 것이다. 그 종족을 소중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여러 손자들에게 암 시하는 것임.
阿翁(아옹)...... 아는 친애하는 마음을 뜻하는 말.
盤餐(반찬)...... 접시에 담긴 음식
利口實(이구실)... 작가의 요을 하는 구실.
薄俗(박속)........ 경박한 풍속
嫌猜(혐시)........ 嫌惡(혐오). 猜忌(시기).
古所敦(고소돈)... 예로부터 친하게 지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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