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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퇴계와 권철

청남

 

 

퇴계와 권철

 

退溪(퇴계) 일화 4.

 

權轍(권철)정승과 퇴계

雙翠軒(쌍취헌) 權轍(권철) 정승은 선생과 동시대의 대학자로서, 明宗(명종) 때에 領議政(영의정) 벼슬까지 지낸 名賢(명현)이다.

그는 임진왜란 때에 幸州山城(행주산성)에서 적을 크게 격파하여 萬古名將(만고명장)의 이름을 떨친 權慄(권율) 장군의 아버지며 또한, 宣祖(선조) 때의 名宰相(명재상)이었던 白沙(백사) 李恒福(이항복)의 장인이기도 하다.

權轍(권철) 정승은 사람을 알아보는 식견이 남달리 투철하여, 不汗黨(불한당)이나 다름없는 소년 이항복의 사람됨을 알아보고서, 온 문중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혼자 우겨서 그를 사위로 삼은 유명한 일화를 지닌 분이다. 그처럼 식견이 탁월한 權轍(권철) 정승이 퇴계 선생의 학문에 대해 관심이 없을 리가 없었다.

권철정승은 영의정으로 재직 할 때, 평소에 그리던 선생을 만나보고자 몸소 퇴계선생을 찾아간 일이 있었다.

당시의 관례로서는 있기 어려운 일이었으나 권철정승의 학문을 좋아하고 만민을 평등시하는 넓은 식견으로, 대학자인 선생을 친히 방문했던 것이다.

퇴계선생이 예의를 갖추어 영의정 권철을 영접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하여 두 학자는 기쁜 마음으로 학문을 토론하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 그런데 거기까지는 좋았으나, 그 다음 식사 때가 큰 문제였다. 식사 때가 되자 저녁상이 나왔는데, 밥은 보리밥에다가 반찬이라고는 콩나물국과 가지 잎 무친 것과 산채 뿐으로, 고기 부치라고는 북어 무친 것 하나

가 있을 뿐이었다.

선생은 평소에도 제자들과 꼭 같이 그런 식사를 해 왔는데, 상대방 손님이 영의정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름없는 식사를 내왔던 것이다.

평소에 먹던 음식과 너무나 달라 영의정 권철에게는 보리밥과 소찬이 입에 맞을 리가 없었다. 권철정승은 지 몇 숟갈 뜨는 척 하다가 그대로 상을 물려 버렸다.

그러나 선생은 모른 척 하고, 다음날 아침에도 그와 꼭 같은 음식을 내 놓았다.

권철정승은 이날 아침에도 그 밥을 먹어낼 수가 없어서 어제 저녁과 마찬가지로 몇 숟갈 떠먹고 나서 상을 그냥 물려 벼렸다.

주인이 선생이 아니라면 밥투정이라도 했겠지만, 상대가 워낙 학덕이 높은 退溪(퇴계)이고 보니, 음식이 아무리 마땅치 않아도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사태가 그렇게 되고 보니, 권철정승은 더 묵어가고 싶어도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아 더 묵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예정을 앞당겨 다음 날은 부랴부랴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권철정승이 작별을 하려 할 때 선생에게 이렇게 찾아뵙고 떠나게 되니 매우 반갑소이다. 우리가 만났던 것을 깊이 기념하고자 하니 선생은 좋은 말씀을 한마디만 남겨 주시지요.

村夫(촌부)가 대감 전에 무슨 말씀을 여쭐 것이 있겠나이까. 대감께서 모처럼 말씀하시니 제가 느낀 점을 한 말씀만 솔직히 여쭙겠나이다.

선생은 그렇게 전제하고 옷깃을 바로 잡으며 다시 입을 열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대감께서 원로에 누추한 것을 찾아 오셨는데, 제가 융숭한 식사대접을 못해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그러나 제가 대감 전에 올린 식사는 일반 백성들이 먹는 식사에 비기면 더할 나위 없는 성찬이었고, 백성들이 먹는 음식은 꽁보리밥에 된장찌개가 고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감께서는 그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제대로 잡수시지 못하는 것을 보고, 저는 이 나라의 장래가 은근히 걱정스럽습니다. 무릇 정치의 要諦(요체)與民同樂(여민동락)에 있사온데, 관과 민의 생활이 그처럼 동떨어져 있으면 어느 백성이 관의 행정에 마음으로 복종 하겠나이까?

그 말은 폐부를 찌르는 듯한 충언이었다. 선생이 아니고서는 영의정에게 감히 말할 수 없는 直諫(직간)이었다

권철정승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을 붉히며 머리를 수그렸다. 참으로 선생이 아니고서는 누구에게도 들어볼 수 없는 좋은 말씀입니다. 나는 이번 행차에서 깨달은 바가 많아 돌아가면 선생의 말씀을 잊지 않고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하겠나이다.

영의정 권철은 크게 깨달은 바 있어 선생의 충고를 거듭 고마워 하였다. 그런 말을 영의정 앞에서 스스럼없이 하는 퇴계선생도 위대하지만, 그런 대접과 충고를 충심으로 받아드릴 수 있는 권철정승의 도량과 인격도 또한 퇴계 못지 않은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서울로 돌아간 권철정승은 돌아오자 만조백관들을 불러놓고 선생의 말을 전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도 그 날부터 생활을 일신하여, 지극히 검소한 일생을 보냈다고 한다.

<선비정신의 참 모습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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