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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退溪(퇴계) 일화. 제자입문

청남

 

 

退溪(퇴계) 일화. 제자입문

 

 

제자입문(비상한 관찰력)

 

선생이 도산서당에서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어 학자로서의 그의 명성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을 때의 일이었다. 하루는 星州(성주)에 서 두 젊은이가 제자로 입문 하고자 도산서당으로 선생을 찾아 왔다.

한 사람은 寒岡(한강) 鄭逑(정구), 다른 한 사람은 萊菴(래암) 鄭仁弘(정인홍)이었다. 선생이 그들을 만나 보니, 마침 몹시 무더운 날씨였건만 그들은 스승에게 대한 예의를 갖추느라 도포에 행건 까지 치고 왔었다. 인사가 끝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자, 정구는 에이 더워, 선생님! 더워서 도포를 좀 벗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에 도포를 훨훨 벗어서 벽에 걸고 갓까지 벗어 놓더니, 수건으로 땀을 씻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행동이 스스럼없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정인홍은 그와 반대로 도포와 갓을 벗어붙이기는커녕 찌는 듯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그린 듯이 정좌를 하고 앉은 채 눈썹 한 개도 까딱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극단적으로 대조적인 두 사람의 인품이었다.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에도 그들의 대조적인 성품은 그대로 나타나 있어서, 정구는 텁텁하면서도 천진스러운 면이 있는 반면에, 정인흥은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자로 잰 듯이 이론이 정연하여 하나도 책잡을 데가 없었다.

선생은 담화를 나누며 그들의 인품을 세밀히 관찰하고 나서, 그들을 농운정사로 가서 쉬라고 일렀다. 농운정사란 도산서원에 있는 제자들이 숙식하는 건물이다.

두 사람이 농운정사로 물러간지 얼마 후에, 선생은 동자를 불러 이렇게 명하였다. 너 농운정사에 가서 오늘 찾아온 두 젊은이가 지금 어떤 모양으로 쉬고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보고 오너라.동자는 잠시 후에 다녀와서 제가 가 보았더니, 정구라는 사람은 더워서 못 견디겠다고 하면서 웃통까지 벗어붙이고 우물가에서 씻고 야단법석인데, 정인홍이라는 사람은 옷을 조금도 흩트리지 않은 채 깎아 놓은 부처님처럼 지극히 단정한 자세로 방안에 앉아 있

습니다.」 「그래 알았다. 수고가 많았다. 물러가거라

다음날 아침 두 사람은 정식으로 제자로 입문하는 예식을 갖추려고 幣帛(폐백)을 가지고 선생 앞에 다시 나타났다. 옛날에는 제자로 입문하려면 疋木(필목)이나 그 밖의 물품을 가지고 와서 스승에게 큰절을 올리며 폐백을 드리는 것이 격식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선생은 먼저 정구의 큰절과 폐백을 받음으로써 그를 제자로 삼기를 허락하였다. 그러나 정인홍의 차례가 오자, 선생은 손을 들어 큰절과 폐백 올리기를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대에게는 아무것도 가르칠 것이 없으니, 그대는 그냥 돌아가 주기를 바라네. 그대를 가르치기에는 나는 힘이 부족한 사람이야.이리하여 정인홍에게는 제자 입문을 거절하고 그냥 돌려보냈다.

다른 제자들이 그 광경을 목격하고 정인흥이 돌아간 뒤에 선생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선생은 조용히 내가 두 사람의 거동을 살펴보니 정구는 시종일관하게 常情(상정)에 따라 행동했지만, 정인홍은 하나에서 열까지 상정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고 있었다. 상정을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데, 그런 사람이 무슨 쓸모가 있다고 글을 가르치겠느냐.

그 당시 제자들은 그 말을 무심코 들어 넘겼다. 그러나 먼 뒷날에 보면 선생의 예언은 너무도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선생에게서 입문을 거절당한 정인홍은 그후 南冥(남명) 曺植(조식)의 제자로 입문하여 대학자가 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벼슬이 높아지자 그는 사색당쟁의 주동자로서 鄭澈(정철), 尹斗壽(윤두수), 柳成龍(류성룡) 같은 조정의 충신들을 모조리 탄핵하여 조정을 크게 어지럽히다가 급기야는 癸丑獄事(계축옥사)까지 일으켜 永昌大君(영창대군)蒸殺(증살)하게까지 하였다.

그와 같이 불의의 영화를 누려가며 갖은 폐단을 부리다가 마침내 仁祖反正(인조반정) 때에 斬刑(참형)을 당하고 가산까지 籍沒(적몰)되었다.

이로 인하여 정인흥의 선생인 조남명도 慘酷(참혹)追刑(추형)을 받았었다. 그러한 사실로 미루어 보면 사람을 판단하는 선생의 눈이 얼마나 정확했는가를 가히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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