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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하연과 홰나무 [시흥시]

청남

 

 

하연과 홰나무 [시흥시]

- 홰나무를 벤다고 하연의 혼이 노해 -

 

 

하연(河演, 1376-1453)은 조선 전기의 상신으로 자는 연량(淵亮), 호는 경재(敬齋). 신희옹( 新稀翁), 본관은 진주(晋州)이다.

벼슬이 영의정(領議政)에 올랐고 문장이 전아(典雅)하며 고 학(古學)을 좋아한 분이다. 또한 인물이 누구보다도 출중하였으며, 나이 들어 늙어지니 벼슬을 내놓고 낙향을 하여 시흥시 신천동 계란마을에서 여생을 안락하게 보냈다.

 

그러다가 그는 천수를 다하고 별세하였는데, 일찍이 그는 자기의 묏자리를 미리 잡아 놓은 곳에 쓰게 했으며, 또한 그 주위에는 홰나무를 많이 심어 놓았었다.

 

그 후 하연이 돌아간 지 수백 년이 흘렀으며, 하연의 산소 주변에는 그가 심은 홰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큰 숲을 이루었고, 이 숲은 보는 사람마다 탐을 내게 되었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 후손들은 홰나무를 팔아 없애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무렵 인천관아에서는 이상한 일이 연달아 일어나고 있었는데, 부사(府使)로 내려오는 사람은 도임(到任)하는 그날로 원인도 모르게 횡사(橫死)하는 것이었다.

 

벌써 여러 번 이나 같은 일이 되풀이되자 조정에서는 괴이하게 여겨 힘세고 담력이 있는 사람을 가려서 부사로 내려보내게 되었다. 새로 부임한 부사는 임지에 도착하자마자 곧 육방관속(六房官屬) 을 모두 불러서 명령하기를, ‘내가 밤을 새워 볼 터이니, 동헌(東軒)곳곳에 불을 훤하게 밝혀 놓도록 하라고 하였다.

 

그런 뒤에 한밤중이 되었다. 갑자기 어디선가 높은 사람이 행차 할 때 부르는 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는 듯하더니, 재상(宰相)의 조복(朝服)을 입은 사람이 부사 앞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부사는 뜻하지 않은 일에 순간 놀랐으나,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뜰로 내려가서 그 재상을 맞으면서 동헌 위로 오르도록 안내한 다음 허리를 굽혔다.

신임 부사 문안드리옵니다.’‘고맙소. 나는 아무 때의 재상, 하연이오, 내게 한 가지 소원이 있어서 부사에게 이렇게 오면 모두가 놀라서 죽고 말았는데, 이제 그대에게 내원을 말할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쁜 일 이오.’

어서 말씀해 보십시오. 제가 힘자라는 데까지 거행하겠사옵니다.’‘소래산에 있는 내 무덤 주위에는 내가 살았을 때 심어 놓은 홰나무가 많이 있어서 나는 가끔 밤에 그곳에서 놀았는데, 못난 자손들이 그 홰나무를 팔아버려서 거의 다 베어지게 되었소. 그러니 부사는 그 나무들을 베지 못하도록 하여 주오.’

명심해서 이르겠습니다.’

 

부사는 옛날의 재상이었던 하연이 훌륭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으므로 그 이튿날 손수 자손을 찾아가서 홰나무를 베지 말도록 하고, 벤 자리에도 더 심도록 단단히 일렀는데, 그런 일이 있는 후부터는 하연의 혼이 때때로 나타나 그 부사와 놀다가 가곤 하는 것이었다.

 

이런 일이 자주 있게 되니 부사도 점차 귀찮아졌고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부사가 생각하기를 하연은 재상이었기 때문에 상대하기도 거북할 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의 귀신과 자주 접촉을 한다는 것은 언젠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래서 어느 날 하연이 찾아왔을 때 부사는 물었다. ‘이 세상에서 죽은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물건이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귀신이나 영혼은 복숭아를 싫어해서 복숭아나무 근처에는 가지를 않는다.’고 했다(귀신을 찾아내는 목살경을 읽을 때는 복숭아 나뭇가지로 도토마리를 치면서 읽음).

 

이 말을 들은 부사는 어느 날 하연이 찾아왔을 때 복숭아를 깎아서 내놓았다. 그러자 묵묵히 앉아 있던 하연이 부사에게 말하기를, ‘내가 온 것을 싫어하는 모양이로군. 나는 그대가 사람이 큰 줄 알고 정이 들어 자주 와서 세상 경륜을 함께 나누었는데, 오는 것을 싫어하니 다시는 안 오겠다.’고 하더니, 그 후 부터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본시 하연에게는 생전에 아들이 셋 있었는데, 가운데 아들의 그림솜씨가 좋아 아버지의 영정을 석 장 그려서 한 사람씩 나누어 가졌다.

그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을 때였다. 막내아들의 후손이 영정을 산소 앞에 있는 사당에 놓고 피난을 가게 되었다. 얼마 후에 왜군이 그곳으로 쳐들어와서 하연의 사당에 모시어 있는 영정을 보고는 탐이 나서 그것을 가져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가져가려고 막상 그 영정을 드니, 한갓 종이에 불과한 그 족자가 무거워서 가져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도저히 가져갈 수가 없으니까, 분통이 난 일본군사들은 그 영정을 바위틈에다 쑤셔 놓고 가버리고 말았다.

 

난리가 끝난 후 자손들이 돌아와서 사당에 모셨던 영정이 없어진 것을 알고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꿈에 하연이 나타나서 말하기를, ‘왜놈들이 내 영정을 가져가려고 해서 못 가져가게 하려고 무겁게 했더니 바위틈에다 쑤셔 놓고 갔다.’ 하므로 그 자손들은 바위 틈에서 영정을 다시 찾아서 모셨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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