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인의 해학
▣ 손빨래했다
[그1]
아이들과 한 방에서 생활하는 부부가 있었다.. 그 부부는 애들 교육상 세탁기 돌리자는 자기들만의 암호로 부부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남편이 돌아누운 아내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여보, 애들이 다 자는 것 같은데 우리 세탁기 돌립시다. >
<오늘은 좀 피곤하네요. 그러니 그냥 자기로 해요.>
남편은 화가 난 듯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잠을 청했다. 미안해진 부인이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
< 여보 !, 아까는 미안했어요. 우리 세탁기 돌려요. > 그러자 남편은 퉁명스럽게 한마디하고는 돌아누웠다.
< 됐어! 밖에 나가서 손빨래하고 왔어. >
[ 그 2 ]
난봉을 피우는 남자가 이번 길에는 건전하게 집에 돌아왔다. 내심은 아내와 거시기를 할 작정으로. 화가 난 아내는 인사도 제대로 하질 않는다. 해가 지고 밤이 되어 아들을 불렀다 < 애 ! 너 안방에 가서 엄마보고 아버지가 세탁기 돌리자고 한다고 하여라 > 이놈이 날래 안방에 가서 어머니에게 일렀다. 그러자 어머니는 < 세탁기가 고장 났다 > 하기에 < 아빠 ! 엄마가 그러는데요 . 세탁기가 벌써부터 고장이 났대요 > 그래 내가 보름 만에 집에 왔더니 어떤 빨래를 그렇게 많이 했는지 ? 고장이 났단 말 일가 ? 의심쩍은 일이지만 오늘만은 그냥 참기로 하고 자리에 들었다.
밤 늦게 서야 아내가 생각해보니 미안하여 아이를 깨웠다. < 애 ! 너 . 사랑방에 가서 아버지께 아뢰어라. > < 먼데요 ? > < 전기세탁기를 이제 방금 고쳤다고 하여라 > 아들이 < 아빠 ! 엄마가 세탁기를 고쳤다고 해요 > 알았다. 가서 그렇게 일러라. < 아빠는 벌써 손빨래 해치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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