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인의 해학
▣ 공처(恐妻)가의 만용(蠻勇)
고기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남자 망신은 공처가가 시킨다는 말이 있다. 도대체 공처가는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어떻게 생겼을까 ? 해도 해도 너무하다.
뒷집에 소문난 공처가가 하나 있었는데 어느 날 고함치는 소리가 나서 가 보았다. 여자 앞에서는 쭉도 못쓰던 사람이 오늘따라 큰소리를 지르는걸 보니 이제는 공처가 신세를 면할 무슨 비결이라도 있는가 하여 자못 궁금한 생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게 무슨 꼴인가 !. 남자는 마루 밑에 앉아있고 여자는 나오라고 한다. 이야 긴즉 그날따라 남자는 읍내 장터에 가서 친구와 어울려 약주를 한잔하고 돌아오는 길에 실수하여 흙탕물에 옷을 다 적신 채 방으로 들어가니 아내는 기절초풍(奇節礁風)을 한 것이다.
평소 남자는 아내 앞에선 꼼짝도 못하던 사람이 오늘은 술이 한잔 들어간 김에 다소 반항의 어조를 쓰다가 아내에게 혼지 검을 당했다. 옷은 벗기어 팬티 바람으로 앉아 매를 맞다가 견딜 수가 없어서 그만 뛰쳐나와 마루 밑에 숨어 버렸다는 것이다.
어느 때가 되었을 가 밤은 깊어지고 아내는 그제야 남편이 안쓰러워서 마루 밑에 들어가 있는 남편 나오라고 한다. <이제는 때리지 않을 테니 나오세요. 제발 ! 여보 나오세요. !> 사정을 하고 있는 바로 그때 그 자리에 내가 간 것이다.
그런데 그 공처가는 만용(蠻勇)이라 할까 큰소리로 < 안나가 !. 나도 남자라면 남자래. 한번 안 나간다면 안 나간단 말이야 ! >
이 꼴불견의 사내가 남자(男子)망신(亡身)을 다 시키는 게 아니고 뭔가? ....
○ 공처가들의 경련대회
<공1.> : 나는 내가 한창 당하고 있을 때 제발 친구가 찾아오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했다.
<공2.> : 나는 내가 항상 쥐어 터지고 있을 때 빨리 친구 가 와서 말려 주기를 바란다.
<공3.> : 내 눈에 별똥별이 왔다 갔다 하는 판국에 친구 생각할 겨를 이 어디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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