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인의 해학
▣ 노랭이가 들은 염불소리
자린고비를 아시는지요. 흔히들 알고 있기로는 굴비를 천장에 달아 놓고 밥을 입 속에 떠 넣은 뒤 그것을 한번 처다 보므로 써 밥한 그릇을 비운다는 서양적인 이야기로 곧 인색함을 말한다.
자린고비란 말은 그것보다 우리 동양적인 의미가 올바르다. <자린> 이란. 짜리다[물건이 오래되어 짜려있다]란 뜻이고 <고비>는 한자(漢字)에서 온 것으로 고는 죽은 아버지 고(考)요. 비는 죽은 어머니 비(妣)이다.
옛날에 인색(吝嗇)한 노랭이 영감 하나가 살고 있었다. 아낄 것을 아껴야지 그는 이것도 아끼겠다고 기제(忌祭)사에 쓴 지방 [顯考 學生府君 神位. 顯妣 安東金氏 神位]을 불사르지 않고 보관했다가 매년 그 지방(紙榜)을 사용 하다보니 종이가 짜래서 누런 색깔로 변하고 말았다. 여기에서 나온 말로 짜려있는 아버지[고(考)] 짜려있는 어머니[비(妣)]란 뜻으로 <자린고비(玼吝考妣)>라 한 것이다.
대개 인색한 사람들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어쨌거나 자기 주관대로 살기 때문에 이들을 일러서 귀먹은 사람이라고 한다. 대개(大蓋) 귀먹은 사람은 귀가 먹지를 않았다. 그는 써놓은 글을 보고 알 것을 아니까. 그러나 정작 귀먹은 사람은 들을 수는 있는 사람이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까닭에 바로 귀가 먹은 것이다.
“ 노랭이 영감 집에
시주하러 찾아온 스님이 염불을 하는데
반야바라 밀다 <반야심경>을 외운다
주인 영감 듣기엔 < 바라. 바라. 돈 내 바라 !>
< 바라. 바라. 주나 바라 ! > 맞장구를 쳤다.
그래도 스님은 더 큰 소리로 <반야바라 밀다 심경>
노랭이 영감 귓전엔 < 바라 ! 바라 ! 가나 바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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