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인의 해학
▣ 누가 미쳤는가. ?
미친 자와 미친 사람은 같은 말이면서도 뜻은 다르다.
미친 자는 곧 광자(狂者)로써 정신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고, 미친 사람은 어떤 경지(境地)에 도달한 급인(及人)을 의미하기 때문인 것이다.
비가 오나 눈이오나 춥거나 덥거나를 불문하고 누더기 옷에 광야를 누비고 다니면서 쓰레기통이나 들쳐서 감귤 껍데기와 썩은 빵 조각을 주어먹는 사람을 세인들은 곧 미친 사람이라고 말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그를 미친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는 우리를 못 미친 사람이라고 도리어 自己보다 못한 족속으로 멸시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보통사람들은 그와 같은 처지라면 벌써 얼어 죽었거나 아니면 몹쓸 전염병에 걸려서 사경을 헤맬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그는 건재하니 어떠한 경지에 이른 사람이 바로 자기고 우리는 그렇지 못한 못 미친 사람이라고 했음은 당연한 논리이다.
어느 정신병자 수용소에서 환자하나가 없어 졌다. 야단법석을 떨다가 가까스로 찾은 곳은 공동변소 였 는대 그는 혁대를 풀어 변기에 드리우고 낚시를 하고 있었다. 찾았다는 안도감에 농담을 걸어 < 고기를 몇 마리 잡았느냐 ? > 고 물어 보았더니 < 야 ! 이 미친놈아. 여기에 무슨 고기가 있단 말이냐 ? > 하더란 것이다. 과연 누가 미첬을가 ?
미친 사람과 못 미친 사람. 정말 의미심장(意味深長)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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